중남미는 지금, 조용히 암호화폐 열풍이 불고 있는 지역이다. 경제 불안, 통화 가치 하락, 은행 접근성 부족… 이런 상황이 오히려 암호화폐 도입을 촉진시키고 있다. 현지 사람들 입장에선 ‘이게 생존을 위한 수단’이자 ‘희망의 통로’인 셈이다. 이 글에서는 중남미에서 진짜로 많이 쓰이고, 입소문 탄 거래소 5곳을 소개한다. 그들만의 문화, 현실, 그리고 왜 이 거래소들이 살아남았는지까지, 단순 비교가 아닌 '삶에 닿은 이야기'로 풀어본다.
1. Binance – 현지인도, 외국인도 믿고 쓰는 '국민거래소'
중남미에서도 바이낸스는 거의 카카오톡 같은 존재다. 다들 쓰고 있고, 쓰는 줄도 모르게 쓰고 있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거의 모든 중남미 국가에서 바이낸스는 가장 널리 퍼진 글로벌 거래소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피아트 게이트웨이(현지 통화 입출금)를 잘 갖춰놓고 있어서, 현지 은행 계좌랑 연동도 빠르고 간편하다. 은행 인프라가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은행보다 바이낸스가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 하나, 바이낸스는 P2P 거래 기능이 아주 강력하다. 공식 채널에서 직접 거래하는 느낌이라, 물가가 자꾸 오르고 통화가 불안정한 지역에서 유용하다. 수수료도 거의 없다시피하고, 실명 인증도 웬만한 국가는 자동 승인 수준으로 빨라서 진입 장벽이 낮다.
2. Bitso – 멕시코 국민들이 애정하는 진짜 ‘토종 거래소’
멕시코에서 코인 좀 한다는 사람들 입에서는 Bitso(빗소)라는 이름이 반드시 한 번쯤은 나온다. "우리나라 거래소니까 믿고 써야지"라는 정서도 있지만, 실제로 기능이나 접근성이 괜찮다. Bitso는 멕시코 뿐 아니라 콜롬비아, 아르헨티나까지 확장했고, 라틴아메리카 최대 암호화폐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현지 통화로 직접 입출금 가능한 점이 최대 강점이고, UI도 스페인어 기반으로 로컬 친화적이다. 또한, 리플(XRP)과의 파트너십 덕에 국경 간 송금 수수료도 저렴하다. 미국-멕시코 간 송금 루트에서 Bitso를 쓰면, 수수료가 기존 방식보다 훨씬 낮다. 미국에서 돈 보내는 가족이 많은 멕시코 특성상, 이건 엄청난 장점이다.
3. Mercado Bitcoin – 브라질 코인판의 원조격
브라질은 남미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나라다. 당연히 암호화폐도 일찍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 있는 게 바로 Mercado Bitcoin. 이 거래소는 브라질 중앙은행의 규제 하에 정식 등록되어 있어서, 법적 안정성도 높다. 그리고 무엇보다 브라질 헤알화(BRL) 입출금이 원활하고, 세금 신고용 거래 내역서도 제공한다. 디자인이나 속도는 약간 올드하다는 평도 있지만, 고객센터가 스페인어/포르투갈어를 정말 잘 대응해서 고령층 사용자나 코린이들에겐 오히려 안정적이다. 여기서 재밌는 건, Mercado Bitcoin이 최근 NFT, STO(증권형 토큰) 같은 신사업도 공격적으로 밀고 있다는 점이다.
4. Ripio – 아르헨티나 코인 유저들의 은근한 첫사랑
Ripio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오래된 거래소 중 하나다. 2013년에 생겨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것만 봐도 이 바닥에서 얼마나 ‘근성 있는 놈’인지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서, 사람들이 페소화 대신 USDT나 BTC를 일종의 ‘생존통화’처럼 쓴다. Ripio는 그런 흐름을 일찌감치 캐치해서, 법정화폐 연동 지갑 + 간편 구매 시스템을 아주 빠르게 구현했다. 최근에는 Web3 지갑도 내놓았고, ‘Ripio Select’라는 고액 투자자용 서비스까지 런칭했다. 아르헨티나 뿐 아니라 우루과이, 칠레, 콜롬비아로 확장 중이고, 사용자 커뮤니티도 꽤 단단하다.
5. OKX – 중남미 진출은 늦었지만, 압도적인 기술력
글로벌 메이저 중에서 중남미 시장을 가장 공격적으로 파고드는 곳 중 하나가 OKX다. 사실 초반엔 인지도가 높지 않았지만, 2023년부터 스페인어 페이지 강화, P2P 거래 확대, 라틴 고객 지원팀 신설 등으로 존재감을 확 키웠다. OKX는 중남미에서 P2P, 디파이 연동, NFT 거래까지 올인원 플랫폼처럼 움직이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페루 같은 나라들에서 20~30대 유저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중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거의 모든 블록체인 자산을 굴릴 수 있는 구조라,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선 정말 유용하다. 게다가 수수료도 낮고, 앱 속도도 빠르다.
중남미에서 거래소는 단순히 투자 수단이 아니다. 경제 위기를 견디기 위한 생존의 수단이고, 국경을 넘는 가족 간 송금의 연결고리이며, 때로는 ‘국가 시스템’보다 신뢰받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랑받는 거래소들은 단순히 기능만 좋은 게 아니라, 현지인의 삶에 스며든 플랫폼들이다. 현지 통화 지원, 빠른 고객 대응, 규제 적응력… 이런 것들이 곧 ‘생명력’이다. 지금 소개한 다섯 곳은, 그냥 인기 있는 게 아니라 필요해서 살아남은 거래소들이다. 중남미에서 코인을 시작한다면, 이 이름들부터 기억해두자. 어쩌면 당신의 생존 전략이 될 수도 있으니까.